본부 업무 커뮤니케이션 툴을 바꾼 이유
카카오톡으로 업무 얘기를 하다 보면 묘하게 불편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본부 업무 커뮤니케이션 툴을 바꾼 과정과 이유를 얘기해 볼려고 합니다.
주말 저녁에 날아오는 업무 메시지, 퇴근 후에도 읽어야 할 것 같은 압박, 그리고 개인 대화와 업무 대화가
뒤섞인 피드. 카카오톡은 분명 편리한 도구지만, 그게 업무용이 되는 순간 경계가 무너집니다.
저도, 팀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Google Chat도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예약 메시지를 이용합니다.)
그 불편함이 쌓이면서 생각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도구 하나가 일하는 방식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카카오톡이 업무용이 되면 생기는 일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하는 게 처음부터 문제였던 건 아닙니다.
빠르고 편했습니다. 모두가 쓰고 있었고, 따로 설치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몇 가지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업무와 개인의 경계가 없었습니다.
같은 앱에서 가족 단톡과 업무 채팅이 같이 울렸습니다.
퇴근 후에도 알림이 오면 확인하게 됩니다. 안 보면 불안하고, 보면 쉬지 못합니다.
둘째, 외국인 직원들과의 소통이 어색했습니다.
카카오톡은 국내 중심 서비스입니다.
모델개발팀 외국인 개발자들에게 카카오톡 설치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도 업무를 위해 낯선 앱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했을 겁니다.
(물론 본인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어서 별도로 설치할 일은 없었습니다.)
셋째, 업무 기록이 남지 않았습니다.
카카오톡 대화는 흘러가 버립니다.
며칠 전에 나눈 업무 관련 내용을 찾으려면 한참 스크롤을 올려야 했고, 그마저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검색을 이용하면 되겠지만 이 또한 불편했습니다.

Google Chat을 선택한 이유
빠르게 운영인력들과 대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Slack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업무용 메신저의 대명사이고, 기능도 풍부합니다.
하지만 우리 본부 상황에서는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Google Workspace 비즈니스 계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Gmail, Google Drive, Google Meet가 이미 업무에 깊이 들어와 있는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Slack을 추가하면 또 하나의 계정과 또 하나의 앱이 생깁니다.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는 겁니다.
필요한 예산 확보도 논의해서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Google Chat은 이미 Google Workspace 안에 있었습니다.
별도 가입 없이 회사 계정으로 바로 쓸 수 있었고, Gmail과 Google Drive와 자연스럽게 연동됐습니다.
외국인 직원들도 회사 계정만 있으면 됐습니다.
물론 나중에 알았지만, VN법인(이메일 계정의 도메인이 달라 함께 사용이 어려움)과의 소통에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완벽한 도구는 아닙니다.
첨부파일을 한 번에 하나씩만 올릴 수 있는 점은 아직도 불편합니다.
기능 면에서 Slack이 더 풍부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쓰고 있는 생태계 안에서 작동한다
는 것, 그리고 추가 비용 없이 바로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완벽한 도구를 찾는 것보다, 우리 환경에 맞는 도구를 찾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Jira와 Notion이 맡은 역할
메신저만 바꾼다고 커뮤니케이션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도구마다 잘하는 것이 다릅니다.
Jira는 개발 프로젝트 관리에 씁니다.
이슈 생성, 스프린트 관리, 진행 상황 추적 – 개발팀이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구두로 “이거 해주세요”가 아니라, Jira 티켓으로 요청이 들어오면 요청자도 담당자도 서로 기록이
남습니다.
나중에 “그런 얘기 했던가요?”가 사라집니다.
Notion은 문서 기반의 소통에 씁니다.
본부의 각종 문서, 업무 보고, 회의록, 자료 공유가 모두 Notion에 쌓입니다.
회사 공식 툴이기도 해서 전사적으로 공유해야 할 내용도 여기서 처리합니다.
카카오톡 대화로 흘러가 버렸던 중요한 내용들이 이제 검색 가능한 문서로 남습니다.
세 가지 도구가 각자의 역할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분리가 됐습니다.
빠른 소통은 Google Chat, 프로젝트 관리는 Jira, 문서와 기록은 Notion.
어디에 뭘 써야 하는지가 명확해지니 혼선이 줄었습니다.
달라진 것들
도구를 바꾸고 나서 체감한 변화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업무와 개인 공간의 분리입니다. Google Chat 알림은 업무용 기기에서만 울립니다. 퇴근 후에는 앱을 닫으면 됩니다. 카카오톡처럼 개인 영역과 뒤섞이지 않습니다.
팀원들도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 직원들의 참여입니다. 카카오톡 시절에는 외국인 직원들이 업무 소통에서 미묘하게 소외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낯선 앱이었으니까요. Google Chat으로 바꾸고 나서는 같은 플랫폼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됐습니다.
모델개발팀 외국인 개발자들도 Jira와 Notion을 통해 업무 흐름 안에 더 잘 들어와 있습니다.
도구보다 중요한 것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바꾸면 일하는 방식이 바뀝니다.
하지만 도구가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도구를 도입해도 쓰는 사람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Jira에 티켓을 올려도 아무도 안 본다면 소용없고, Notion에 문서를 올려도 링크를 공유 안 하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도구는 방향을 잡아줄 수 있지만, 그 방향대로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도구를 바꾸는 것은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 환경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커뮤니케이션의 진짜 품질을 결정합니다.
좋은 도구를 고르는 것만큼, 그 도구를 어떻게 쓸 것인지를 함께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6. 05. 17 Rhapsody
카테고리: Work & Insig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