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 – 수천 년이 지나도 인간은 변하지 않았다
오늘 아내와 기대작으로 뽑히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디세이’를 봤습니다.
3시간 정도의 러닝타임과 주제가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보고 난 후 긴 역사책 하나를 3시간 동안 집중해서 읽은 느낌이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를 다 보고 한 문장으로 느낌을 정리한다면 아마 이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인간은 무엇인가?”
제가 이런 문장을 영화를 보고 생각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저 문장 외에 생각나지는 않았습니다.
거대한 전쟁과 신들, 오디세우스의 긴 여정이 등장하지만 정작 내게 오래 남은 것은 그 속에 등장하는
인간의 모습이었습니다.
욕심을 부리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거짓말하고,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속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욕망 때문에 결국 대가를 치르곤 했습니다.
영화의 대부분이 그러한 인간의 모습을 다루기에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의 욕망이 가져오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이야기가 수천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물론 상세한 내용은 각색이지만)
세상은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인간은 바다를 건너는 것을 넘어 우주로 나가고, 이제는 인공지능까지 만들었습니다.
문명만 놓고 보면 호메로스 시대와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탐욕과 질투, 거짓말과 권력욕을 보고 있으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나요?

문명은 발전했지만 인간의 본성도 그만큼 발전했을까.
특히 영화 속 인간은 신과 자연 앞에서는 너무나 작은 존재임을 스스로 증명 했습니다.
왕이고 영웅이어도 바다 한 번 뒤집히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모두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끊임없이 더 가지려 하고, 더 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탐욕은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잊어버리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디세우스 역시 완벽한 영웅은 아닙니다.
영리하고 강하지만 실수하고, 자만하고, 거짓말하며 자신의 행동 때문에 대가를 치릅니다.
그래서 오히려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한 영웅이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지위에 상관없이 평범하고 탐욕과 거짓, 무모함을 가진 평범한 많은 한 인간이 수많은 선택과 실수를 거치면서도 결국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오딧세이가 수천 년 동안 살아남은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바뀌어도 인간은 여전히 욕망하고, 사랑하고, 거짓말하고, 후회하고 다시 돌아가려고 합니다.
수천 년이 지나도 인간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오디세이를 보고 가장 오래 남은 생각입니다.
2026.08.09
Rhapsody
